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육보름날
한글
淸山 一河(맑은뫼 한물) 양재균
<육보름날> 1. 꼬리별 아스라이 서녘하늘 지나갈 적 닻별은 띠앗 좋게 지새는달 바라보네 마음이 허우룩할 때 별을 헤어 보노라 2. 밤마다 감풀 위에 윤슬이 반짝이고 달빛은 시나브로 물비늘 일으키네 물금에 물갈기 일면 메밀꽃이 피더라 3. 햇살이 느루느루 달보드레 내려올 제 동녘에 돋을볕이 자늑자늑 눈부시다 그루잠 문득 깨어서 손갓하고 눈뜨네 4. 하릅이 온새미로 나비잠 곤히 잔다 꽃무덤 하늘 위로 바람칼,그 사품에 힝둥새 포롱거리며 새 아침을 깨운다 5. 꽃바람 일더니만 산돌림 자갈자갈 여무진 모도리도 슈룹 없어 비긋는데 우리는 선바람으로 비설거지 하누나 6. 우리네 너나들이 늘품이 있건없건 미쁘다 못 미덥다 애오라지 접어두고 마음도 바림질하여 안다미로 채우세
양재균 자작 연시조(2018년 3~5월 창작하여 서울대서예회 밴드에 게시되었으며, 2024년 5월에 일부 퇴고를 하고 “육보름날”이라는 제목을 붙임)
작자가 손수 지은 순우리말 연시조인데, 육보름날은 음력 열엿새날을 일컷는 우리말이며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작자의 인생을 한 달 중 보름이 지나고 달이 차츰 스러져가는 시점에 공감하며, 밤낮의 하루 일상에 빗대어 밤중에 달과 별이 지고 나면 해가 다시 뜨고 평온한 아침에 정적을 깨는 새들의 날개짓과 오후에 느닷없이 소나기를 맞는 등 일련의 일기로 시조를 이어 간다. -육보름날: 음력 열엿새날 -꼬리별: 혜성 -아스라이: 가물가물하게,희미하게 -닻별: 카시오페아자리 -띠앗좋게: 사이좋게,원만하게,부드럽게 -지새는달: 먼동이 튼 뒤 서쪽하늘에 보이는 달, 또는 음력보름 무렵의 달 -허우룩하다: 마음이 텅빈 것같이 허전하다 -감풀: 썰물 때에만 드러나 보이는 넓고 평평한 모래벌판 -윤슬: 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-시나브로: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-물비늘: 잔잔한 물결이 빛에 비치는 모양 -물금: 수평선 -물갈기: 흰 거품을 일으키며 갈기처럼 타래를 이루며 밀려오는 물결 -메밀꽃: 파도가 일 때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-느루: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 -달보드레하다: 약간 달금하다 -돋을볕: 아침에 해가 솟아오를 때의 햇볕 -자늑자늑: 동작이 조용하며 가볍고 진득하게 부드럽고 가벼운 모양 -그루잠: 깨업사닥 다시 든 잠 -손갓: 눈이 부시지 않게 하거나 멀리 보기 위해 손을 펴서 이마에 대는 것 -하릅: 나이가 한 살이 된 소,개,말 따위 -온새미로: 자연그대로, 생김새 그대로, 언제나 변함없이,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-나비잠: 갓난하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-꽃무덤: 아까운 나이에 죽은 젊은이의 무덤 -바람칼: 새가 하늘을 날 때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듯하다는 뜻으로, 새의 날개를 이르는 말 -사품: 어떤 동작이나 일이 진행되는 바람이나 겨를 -힝둥새: 할미새과의 작은 텃새, 밭종다리와 비슷한데 몸길이는 15cm정도이며, 등은 초록색을 띤 잿빛 갈색, 배는 잿빛 흰색이고 가슴에서 옆구리까지 뚜렷한 검은 세로무뉘가 있다 -포롱거리다: 작은 새가 매우 가볍게 나는 소리가 잇따라 나다 -꽃바람: 꽃이 필 무렵에 부는 봄바람 -산돌림: 산기슭으로 내리는 소나기,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한 줄기씩 내리는 소나기 -자갈자갈: 여럿이 모여서 나직한 목소리로 지껄이는 소리 또는 그 모양 -여무지다: 사람의 성질이나 행동, 생김새 따위가 빈틈이 없이 매우 단단하고 굳세다. -모도리: 빈틈없이 아주 여무진 사람 -슈룹: 우산의 옛말 -비긋다: 비를 잠시 피하여 그치기를 기다리다 -선바람: 지금 차리고 나선 그대로의 차림새 비설거지: 비가 오려고 하거나 올 때,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 -너나들이: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, 또는 그런 사이 늘품: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, 옷을 만들 때 실제 치수보다 더 주는 여유분 -미쁘다: 믿음성이 있다 -미덥다: 믿음성이 있다 -애오라지: 부족하나마 그대로, 겨우, 오로지, 단지, 다만, 고작 -바림질: 색깔을 칠할 때 한쪽을 짙게하고 다른 쪽을 갈수록 차츰 엷게 나타나도록 하는 일. 그라데이션, 선염법 -안다미로: 가득, 담은 것이 그롯에 넘치도록 많이
淸山 一河(맑은뫼 한물) 양재균
화학과 86
자연과학대학 화학과 86